2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8개월 연속 하락전 산업 생산 두달 연속 감소“3월에는 우크라 사태 영향 본격화” 이번주 경유 전국 평균 1천918원…2008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가(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유소의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3.20~24)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5.6원 오른 L(리터)당 1천918.1원이었다. 2008년 7월 넷째 주(1천932원)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2.3.27ryousanta@yna.co.kr/2022-03-27 14:42:13/<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상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 하강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 생산은 21개월만에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내수·투자 등 주요 지표가 전월에 비해 둔화되는 가운데, 최근 기업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100달러 밑으로 내려오지 않는 국제유가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폭발적인 국내 확산 등 경기 불안 요인은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60만명에 달했다가 30만명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강하다.그래픽=이은현전산업 생산, 21개월만에 2개월 연속 감소통계청은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2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20년 1~5월 5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1개월 만이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생산 증가로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6% 늘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으로 숙박·음식점(-4.0%), 예술·스포츠·여가(-7.3%) 등 대면 서비스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전산업 생산은 줄었다.2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7% 하락했다.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인데, 기저 효과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월 선박과 항공, 기타 운송장비 투자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지난 1월 전월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던 소매판매는 2월에는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2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7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세다. 2018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오랜 기간 내림세다.통상 선행지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 신호로 해석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선행지수 하락에 대해 통계청은 “(경기 순환 국면 전환의) 신호가 될지 잡음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통계청은 이날은 “경기가 변곡점에 가까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까지 온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다만 “선행지수는 거짓 신호를 보이는 때도 많다”며 “반도체와 수출 호조가 지속하는 등 상방 요인도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뒀다.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통계청은 서비스업생산과 투자지표들이 감소하면서 생산과 내수지출이 전월보다 둔화, 경기 회복 흐름이 두 달째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2022.3.31/뉴스1우크라 영향 본격 반영되는 3월이 더 문제이번 산업활동동향은 지난달 24일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파급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은 3월 산업활동동향에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어 심의관은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에너지·중간재 가격 상승 요인이라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의 직접적인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글로벌 공급만 체계의 악화로 인해 수출과 수요 둔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무역지수와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25.5%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유·천연가스·석탄과 각종 비철금속 등 전반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탄·석유제품의 수입금액지수 상승률이 65.4%를 기록했다. 광산품 상승률도 44.8% 뛰었다.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 더해지면 경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58달러(3.4%) 상승한 배럴당 107.82달러에 마감했다.기재부는 “주요 지표의 둔화에 더해 기업 심리도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3월 내리 하락했다.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83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인플레 압력과 과 기준 금리 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선행하고 있는 지수들이 악화하는 것”이라며 “기준 금리가 올라갈 걸로 예측하면 투자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수출이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