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세 번째 '역사결의' 심의... 시 주석 통치 당위성 강조]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29일 베이징인민대회당에서 당과 인민에 큰 공헌을 한 당원 29명을 선정해 7·1 훈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제공=AP뉴스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토대를 완성할 공산당 사상 세 번째 '역사 결의'가 내일(8일)부터 나흘간 수도 베이징에서 열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심의된다. '중국몽' 실현을 위한 성장 화력을 더 높이는 동시에 시 주석 임기 중 두드러진 서방과의 경제·외교적 갈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공산당은 이번 6중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할 예정이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 오르는 시진핑━중전회는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다음으로 권위를 갖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19기 6중전회는 2017년 개최된 19차 당대회 이후 6번째로 열리는 중전회를 뜻한다. 이번 '역사결의'는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 있어 매우 중대한 이벤트다. 지금까지 역사결의는 단 세 번뿐이었는데 마오쩌둥·덩샤오핑 주석 등 공산당을 일으키고, 중국을 오늘날 G2 중 한 축으로 성장시킨 인물들에만 해당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첫 번째 역사결의가 채택된 건 1945년 6기 7중전회 때다. 이 자리에서 마오쩌둥의 1인 체제가 확립됐다. 두 번째는 1981년 11기 6중전회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며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등 공산당 내 최고 지위를 확립했다.이번 6중전회에서 세 번째 역사결의가 다뤄지는 건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에 오르는 걸 뜻한다. 공산당은 오히려 시 주석을 이들로부터 차별화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앞서 두 번의 역사결의 이름은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였다. 두 차례 던진 화두 모두 '문제(Question)'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험(Experience)'이다. 이전 두 명의 지도자들이 과거의 폐단에 대해 질문을 던지로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스스로에게 역사적 사명을 부여했다면 시 주석은 당의 전통을 존중하되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 번째 역사결의가) 시진핑 주석이 자랑할만한 성과를 보여줌으로서 그의 권위를 강화하고 '중국몽' 같은 핵심 사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신화통신은 6일 시 주석 프로필 기사에서 30여년에 걸친 개혁 개방으로 국력은 커졌지만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빈부격차와 경기 하방 압력, 생태 파괴 문제가 많았는데 덩샤오핑의 개혁의 개승자로서 새로운 개혁을 실시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언급된 빈부격차는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동부유'에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역사결의에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시진핑의 '중국몽', 신냉전주의 불렀다━시진핑 주석은 2012년 권좌에 오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내세웠다. 덩샤오핑 시대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와의 결별 선언이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고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다.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은 중국의 힘을 숨기지 않았다. '전랑(늑대 전사) 외교'를 앞세우면서 서방과 경제, 외교적 갈등 관계에 놓이는 신냉전 시대를 열었다. 육상과 해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일대일로'를 개척하면서 결제수단으로서 무리한 위안화 기축통화를 시도, 미국을 자극했다.'중국제조 2025'에 이르러 미국과 기술패권 경쟁을 선언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기술탈취와 고착화 된 대중 무역적자를 분쇄하겠다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중국은 20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겠다는 내용의 1단계 무역합의를 미국과 체결했다. 합의 이행을 놓고 미중은 여전히 갈등 중이다. 화웨이 같은 기술기업 압박에서 시작된 미국의 중국향 반도체 공급 및 개발 억제는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미국은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를 통해 중국을 포위하고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독자 생존' 선택한 시 주석, 힘 실어준 공산당━모두 시진핑 주석 2기(2017~)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시 주석은 무역을 통한 서방 의존도를 낮추고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내수 비중을 높여 성장을 이어가려는 '쌍순환 경제'에서 활로를 모색하려 한다.그러나 글로벌 원자재 공급난과 가격 급등, 이로 인한 중국 내 생산 차질 등은 중국의 독자적 생존과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는 49.2로 2개월 연속 임계점(50) 이하로 고꾸라졌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7% 급등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년 사이 가장 낮은 4.9%에 그쳤다. 스테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징후다.하나 같이 돌파구를 찾기 힘든 난제들이지만 시 주석과 공산당은 '중국몽' 실현을 의심치 않고 있다. 이번 역사결의가 이 믿음을 확인하는 무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차오후이 베이징대 정치학 교수는 "이번 역사결의 이름은 100년간 당의 성공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시 주석의 방식이 옳다는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