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사진=네이버네이버(NAVER)가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고 일본의 도시를 가상세계에 옮긴다. 네이버가 만들어가는 메타버스 생태계인 '아크버스'(ARCVERSE)를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1일 온라인 밋업(Meet-up)을 통해 아크버스 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일본의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HD map)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프로젝트는 일본 최대 IT(정보기술) 기업인 소프트뱅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네이버랩스의 '어라이크'(ALIKE) 솔루션을 활용한다. 어라이크 솔루션은 항공사진과 이동지도제작시스템(MMS) 데이터 등을 활용해 물리적 환경과 똑같은 가상세계를 창조하는 디지털트윈(거울세계) 기술이다. 3D 모델링지도, 로드 레이아웃 지도, 고정밀 지도 등을 만들 수 있다.특히 고정밀 지도 기술은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데이터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일본 내 자율주행 사업 등에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테스트 도시는 정해지지 않았다. 어라이크로 만든 가상의 공간은 네이버가 개발한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를 통해 현실과 연결된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는 네이버가 일본 내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할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대표이사는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활용한 일본 내 매핑 관련 프로젝트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네이버랩스 측은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은 네이버의 기술의 우수성을 글로벌 무대에서 확인 받은 것"이라며 "양사 MOU(업무협약)을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향후 조인트벤처 등 모든 논의를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클라우드·5G 이용해 로봇 제어 '제2 사옥'에 구현…"제페토와 다르다"━네이버가 개발 중인 아크버스는 현재 경기도 성남시에 건설중인 '제2 사옥'을 통해 구현될 예정이다.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 등 현실의 기술을 아크 시스템 통제 하에 가상세계와 연동한다. 가상세계에서 로봇에 명령한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식이다. 아크는 5G를 기반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빌딩과 로봇들의 두뇌 역할을 대신하는 기술이다. 각 로봇에 '두뇌'를 장착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통제가 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대의 로봇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를 발표하고 난 뒤 지인들이 '제페토', '로블록스' 등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가 아닌 시니어를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냐고 질문을 많이 했다"며 "아크버스는 서비스가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 기술을 융합하고 연결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아크버스라는 용어 역시 인공지능(AI)과 로봇(Robot), 클라우드(Cloud)의 영문 앞자리와 세계(Universe)의 영문 표현이 합쳐져 완성됐다. 네이버 AI,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등을 융합해 기업, 학계, 지자체 국가 단위의 메타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랩스는 일본을 시작으로 통해 유럽 시장으로도 아크버스 세계관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석 대표는 "일본 다음으로 현실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지역이 유럽이라고 생각한다"며 "네이버랩스유럽이 프랑스에 있으며 투자한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석 대표는 "아크버스는 네이버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며 "기술은 경쟁과 협력의 차원에서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