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편, 전문가들은 MSD와 화이자에서 개발한 '먹는 치료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공격하는 원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기존 백신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크앤드컴퍼니(MSD)와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경구용) 치료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구용 치료제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공격하는 원리가 아니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에 주로 변이가 생기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30일(현지시각) MSD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권고했다. 임상시험 중간 결과 코로나19 감염시 중증화와 사망 위험을 48%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FDA가 공개한 최종 결과 자료에서는 3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결과에 따라 몰누피라비르는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상용화될 전망이다. 비만이나 당뇨병,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인 고위험군이 코로나19 확진 초기에 복용할 수 있다.다만 자문위원회는 임산부가 이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FDA 자문위원 23명 중 13명만이 긴급사용승인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 결과가 예상보다 낮은데다, 동물실험에서 임신이나 성장기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결과로 보인다.반대표를 던진 상카르 스와미나단 미국 유타대 의대 감염병학과장은 "잠재적인 부작용 위험, 특히 남성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적절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약물의 안전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수주 내에 FDA로부터 승인 권고될 전망이다. 화이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FDA에 팍스로비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화이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팍스로비드를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중증화 위험을 89% 낮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면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위험군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병원에서 의료진이 정맥주사해야 하지만, 경구용 치료제는 의사 처방 후 약국에서 구입해 직접 먹으면 된다.또 최근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경구용 치료제의 효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사람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만 돌연변이가 30개 이상 일어났다. 이 때문에 기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으로 만든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경구용 치료제는 스파이크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이 변이들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두 개의 단백질을 약화시키는 원리인데, 오미크론 변이는 이들 단백질 각각에 한 개씩만 돌연변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